2026-10-16 (금)

부천시와 LH는 역곡습지를 생태 묘지로?

기사등록 : 2025-11-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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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와 LH는 개발에 눈이 어두워 생태 습지를 생태 묘지로 만들려 하는가?"

 

 

지난 11월 24일 부천 지역 33개 시민사회단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역곡습지 매립 계획을 '생태 학살'로 규정하고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LH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나온 토사를 처리하기 위해 멀쩡한 자연 습지를 메우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역곡습지 보존 시민연대'는 11월24일 정오 부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시는 LH의 역곡습지 매립 계획을 영구적으로 철회시키고, 해당 부지를 '국내 1호 공공야생신탁공원'으로 지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LH가 부천 역곡 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원미산 자락에 위치한 자연 습지를 흙으로 매립한 뒤 그 위에 다시 조경을 꾸며 수변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는 데 따른 것이다.

시민연대 측은 LH의 이러한 계획이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라고 꼬집었다. 정문기 도시숲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경과보고를 통해 "역곡습지는 맹꽁이 등 법정 보호종이 서식하는 부천의 마지막 자연 습지"라며 "이를 건설 토사로 완전히 덮어버리고 그 위에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은 생태계의 기반을 없앤 '생태의 묘지'를 만드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 서식지'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맹꽁이 서식지를 파괴하고 만드는 공원은 이름만 생태공원일 뿐"이라며 "기술적 난관을 핑계로 자연을 희생시키는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천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녹지율보다 건폐율이 높은 도시로, 더 이상 자연을 후퇴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종교계와 일반 시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성가소비녀회 최글라렛 수녀는 "하늘과 땅, 역곡습지의 생명들이 사라진다면 기후 재난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고, 김용란 씨(부천시민)는 "부천시가 자연을 파괴하고 시민 목소리를 외면하는 지방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시민연대는 앞서 지난 14일 열린 토론회에서 시민과 전문가, 시의원 모두가 '매립 반대'에 합의했다고 강조하며, 부천시에 ▲LH의 토사 처리 명목 매립 계획 즉각 철회 지시 ▲'공공야생신탁공원(Sanctuary)' 조성 공식화 및 행정 절차 착수 ▲시의회의 습지 보존 결의안 채택 등을 4대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부천 시민들은 이 습지가 완전히 보존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부천시가 생태 보존이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대에는 도시숲시민모임, 부천시민연합, 부천YWCA, 부천환경교육센터 등 부천 지역 내 33개 주요 시민·환경·노동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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