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 부천지역건축사회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와 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부천 지역의 건축 현장과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건축 조례와 심의 기준의 전면적인 정비를 촉구했다.

사진 좌측부터 대한건축사협회 부천지역건축사회 김민건 총무이사, 서석호 건축사, 이원섭 부회장, 박병권 부천시의회 의장, 임봉학 협회장, 정현석 부회장
상위 법령이 개정돼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행정 지침, 건축 심의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면 실제 건축 허가와 착공 단계에서는 규제 완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부천은 원도심과 신도시, 역세권 및 저층 주거지가 혼재해 있어 획일적인 규제보다 지역 여건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 건축사회의 설명이다.
부천지역건축사회(회장 임봉학) 임원진은 25일 오전 10시 제10대 부천시의회 박병권 의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건축사회는 ▲일조권 완화에 따른 건축조례 신속 개정 ▲특정 건축물 양성화 지원 체계 마련 ▲다가구·다세대주택 관련 규제 및 주차 기준 개선 ▲과도한 건축 심의와 획일적인 설계 지침 개선 등 4대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건축사회는 이번 제안이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가 아니라 주택공급 확대와 지역 건축산업 활성화, 노후 주거지 정비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이라고 강조했다.
건축규제가 지나치게 경직되면 사업성이 떨어져 소규모 정비와 민간 건축이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노후 건축물의 개선이 지연되면서 주거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일조권 관련 건축조례 개정은 정부의 관련 규제완화 시행에 맞춰 부천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건축사회는 오는 11월 시행 예정인 일조 관련 규제완화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과 함께 허가 기준, 적용 대상, 경과조치 등을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조권 규제는 건축물의 높이와 배치, 인접 대지와의 이격거리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례 개정이 늦어질 경우 건축주와 설계자, 행정기관 모두 혼선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관련 조례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건축사와 건축주를 대상으로 한 사전 안내와 상담 절차도 함께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로는 특정건축물 양성화와 관련한 행정 지원체계 구축이다.
오는 12월 시행 예정인 특정건축물 관련 특례가 실질적인 제도 효과를 거두려면 대상 건축물과 신청 절차, 구조·안전 기준, 이행강제금 및 행정절차 등에 대한 시민 안내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축사회는 제도 내용을 알지 못해 신청 기회를 놓치거나, 복잡한 절차와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천시 차원의 전담 창구와 사전 상담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건축물의 안전성과 주거환경을 확보하는 범위 안에서 합법적인 사용과 재산권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축사와 행정기관이 함께 현장 중심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 다가구·다세대주택에 대한 규제와 주차기준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건축사회는 소규모 주택이 부천의 서민 주거와 임대주택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면적과 층수, 주차장 설치 기준, 건축심의 절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차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대지 규모가 작은 원도심에서는 주거공간 확보가 어려워지고, 기존 주택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도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역 별 주거 유형과 대중교통 접근성, 도로 여건, 주차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차 기준을 합리화하고, 역세권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지역에는 차등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건축사회는 규제 완화가 주거환경과 안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주차 기준과 건축 기준을 조정하더라도 소방차 진입, 피난 동선, 채광과 환기, 구조 안전, 생활 폐기물 처리 등 기본적인 주거 환경 기준은 확보해야 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정교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네번째 건축 심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건축사회는 심의 과정에서 법령이나 조례에 명시되지 않은 과도한 요구가 반복되거나, 심의위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설계가 여러 차례 변경되는 사례가 발생하면 사업 기간과 비용이 증가하고 행정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심의 대상과 심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요구 사항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심의 기준과 체크 리스트를 사전에 공개하고, 동일한 유형의 건축물에는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 설계자와 건축주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획일적인 설계지침에 대해서도 지역의 특성과 건축물의 규모, 용도, 주변 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천의 경우 원도심의 소규모 필지와 신도시의 계획도시형 필지,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모든 지역에 동일한 디자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병권 부천시의회 의장은 “지역 건축주들의 주요 애로사항인 일조권 조례 개정과 관련해 곧바로 관련 부서와 함께 검토하겠다”며 “특정건축물 양성화 조례 제정과 도시·건축 규제 완화 등도 관련 부서 및 건축사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내 대형 개발사업에 부천지역 건축사회의 참여 방안도 집행부와 논의해 나가겠다”며 중동 먹자골목 화장실 개선사업과 관련해 건축사회의 전문적인 기술 지원도 요청했다. 이는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건축사들의 설계·감리·공간계획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부천지역건축사회는 앞으로 부천시와 시의회,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규제 개선 과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례 개정과 심의기준 정비, 특정건축물 지원, 주차기준 개선 등을 개별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주택공급과 도시관리, 안전, 주거복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도 개선 이후 실제 허가 건수와 착공률, 소규모 주택 공급량, 심의 기간, 민원 발생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정책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완화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절차의 간소화와 함께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사후관리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부천지역건축사회 임봉학 회장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지방의 조례와 심의가 다시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규제완화가 실제 건축허가와 착공, 노후 주거지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천시와 시의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축물의 안전과 주거환경을 지키면서도 불필요한 규제와 행정절차는 과감히 정비해야 한다”며 “건축사회의 전문성을 활용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건축행정과 지역 맞춤형 도시정책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임 회장은 "제 10대 부천시의회와 처음 소통하는 자리지만 박병권 의장님이 적극적인 협조 의지를 피력해 향후 부천지역 건축발전에 큰 기대가 된다"면서 "앞으로 부천건축사회도 부천시의회의 요청사항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